MBC '나 혼자 산다' 제작진은 전현무 카자흐스탄 즉흥여행에 대해 협찬·지원이 없다고 부인했다가, 8월 31일 행정·촬영 협조는 받았고 금전 협찬만 없다고 입장을 수정했다. 논란의 발단은 알마티시가 스스로 '관광국 지원'을 언급한 것으로, 방송의 '즉흥' 연출과 해외 촬영에 필요한 현지 협조가 충돌한 지점이다. 시청자는 즉흥이라면서 대규모 스태프가 움직이거나 지자체가 출연을 홍보하는 등 여러 신호가 겹치는지를 보고 판단할 수 있다.
이번 사안의 출발점은 방송이 아니라 알마티시청이다. 8월 14일과 21일 MBC '나 혼자 산다'는 전현무가 인천공항에서 즉석으로 카자흐스탄 알마티행 항공권을 끊고 현지에서 렌터카를 빌리는 '즉흥 여행'을 내보냈다. 그런데 21일 알마티시가 자체 홈페이지에 이 방송을 소개하며 "촬영은 알마티시 관광국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고 적은 사실이 알려졌다. 제작진이 말한 즉흥과, 지자체가 말한 '지원'이 정면으로 어긋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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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의 첫 해명은 단호했다. "이번 카자흐스탄 여행과 관련해 촬영 지원이나 협찬 등을 받은 사실은 없다"며 의혹을 통째로 부인했다.
입장이 흔들린 건 8월 31일이다. 이날 제작진은 공식 홈페이지 안내문을 수정해 "알마티시 관광청으로부터 금전적 협찬이나 제작비 지원을 받은 사실은 없으며, 현지 촬영에 필요한 행정적 절차와 현장 진행에 필요한 촬영 협조를 받아" 진행됐다고 밝혔다.
핵심은 '없다'에서 '금전만 없다'로 방어선이 이동했다는 점이다. 처음엔 지원 자체를 부인했지만, 결국 행정 협조와 현장 촬영 협조는 있었다고 인정했다. 부인의 대상이 좁아진 셈이다.
그사이 8월 29일에는 기자 출신 유튜버 이진호가 "제작진이 일주일 전부터 카자흐스탄을 목적지로 정했고 항공권도 사전에 준비됐으며, 최소 7~8명의 스태프가 동행해 즉석 항공권 구매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사전 기획 정황이 공개되면서 '즉흥'이라는 방송의 전제 자체가 흔들렸다.
이 논란의 진짜 쟁점은 단어의 정의다. 지자체가 쓴 '지원(support)'은 돈일 수도, 장소 섭외나 통행 허가 같은 행정 편의일 수도 있는 넓은 말이다. 반면 방송에서 '협찬'은 대가성이 있어 공시 의무가 따르는 개념이고, '행정 협조'나 '장소 협조'는 상대적으로 공시 기준이 느슨하다.
제작진은 이 틈을 파고들어 "금전 협찬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문제는 시청자에게 '지원을 받아 성사된 여행'과 '아무 도움 없이 즉흥으로 떠난 여행'은 전혀 다르게 읽힌다는 데 있다. 법적 협찬이 아니었다는 해명이, 연출상 오해를 준 책임까지 지워주진 못한다.
이런 잡음은 특정 프로그램만의 일탈로 보기 어렵다. 해외 로케 예능은 제작비가 크고, 낯선 나라에서 촬영 허가·차량·안전을 확보하려면 현지 기관의 협조가 사실상 필수다. 다수 스태프가 움직이는 촬영은 며칠 전부터 동선을 짜야 한다.
그런데 프로그램이 파는 상품은 '즉흥'과 '리얼'이다. 준비된 촬영을 준비 없이 벌어진 일처럼 편집하는 순간, 협조의 존재는 감춰야 할 것이 된다. 리얼리티라는 포맷과 해외 촬영의 물리적 조건이 부딪히는 지점에서 이런 논란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비슷한 협조·뒷광고 논란을 가릴 때 참고할 만한 신호가 있다.
이 중 하나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여러 신호가 겹친다면, '리얼'이라는 자막을 그대로 믿기 전에 한 번쯤 의심해볼 근거는 된다. 이번 사안도 알마티시의 한 줄 소개가 없었다면 그냥 지나갔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