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인턴'은 9월 16일 개봉하며 원작의 시니어 인턴·젊은 CEO 구도는 유지하되 배경을 뉴욕에서 국내 패션 스타트업으로 옮겼다. 최민식은 원작 참고를 "부정행위"라 표현하며 드니로를 답습하지 않았고, 한소희도 해서웨이와 다른 이선우를 세웠다. 원작을 본 관객은 재해석을, 안 본 관객은 독립된 세대 드라마를 관전 포인트로 삼을 수 있다.

한국판 '인턴'이 9월 16일 추석에 개봉한다. 2015년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할리우드 영화를 김도영 감독이 다시 만들었다. 나이 든 시니어 인턴과 젊은 여성 CEO가 만난다는 큰 틀은 그대로다. 달라진 것은 이 이야기가 벌어지는 자리다.
원작은 뉴욕의 온라인 패션몰이 무대였다. 은퇴한 70세 벤 휘태커가 시니어 인턴으로 들어가 젊은 창업자 줄스와 부딪히고 가까워지는 이야기였고, 제작비의 다섯 배가 넘는 흥행을 거뒀다. 한국판은 이 이야기를 국내 패션 스타트업 '우투투'로 옮겼다. 최민식이 맡은 경력 37년 차 실버 인턴 김기호가 로버트 드니로의 벤 휘태커 자리에, 한소희가 맡은 3년 차 CEO 이선우가 앤 해서웨이의 줄스 오스틴 자리에 선다.

Vitaly Gariev
두 영화의 대응 관계를 정리하면 차이가 더 분명하게 보인다.
| 항목 | 원작(2015) | 한국판 |
|---|---|---|
| 감독 | 낸시 마이어스 | 김도영 |
| 시니어 인턴 | 벤(로버트 드니로) | 김기호(최민식) |
| 젊은 CEO | 줄스(앤 해서웨이) | 이선우(한소희) |
| 배경 | 뉴욕 온라인 패션몰 | 국내 패션 스타트업 |
설정의 축은 유지됐지만, 배경을 한국으로 옮기면서 세대 차이와 일하는 방식이 국내 사무실의 결로 다시 그려졌다. 제작진은 익숙한 이야기에 국내 스타트업의 속도감과 이른바 'K-오피스' 문화를 더했다고 설명한다. 원작의 따뜻한 정서를 남기되, 그 위에 한국식 조직 문화를 얹은 셈이다.
이번 영화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배우들이 원작을 어떻게 대했는가다. 최민식은 9월 4일 언론시사회에서 원작을 참고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원작 참고는 답안지 보고 시험 보는 부정행위"라고 표현했다. 드니로의 연기를 따라가는 대신 자신의 해석으로 김기호를 만들었다는 뜻이다.
한소희 역시 해서웨이의 줄스를 그대로 옮기기보다 이선우라는 인물을 새로 세우는 쪽을 택한 것으로 소개됐다. 김도영 감독은 세대 차이와 일과 삶의 균형, 조직 안에서 생기는 연대를 생활감 있는 유머로 풀어내는 연출자로 알려져 있다. 원작의 감성을 지키면서 인물을 한국 관객에게 익숙한 얼굴로 바꾸는 작업이 이번 리메이크의 방향으로 보인다.
관전 포인트는 원작을 봤는지에 따라 갈린다.
원작을 이미 본 관객이라면, 같은 뼈대가 한국 사무실에서 어떻게 다시 짜였는지 비교하는 재미가 크다. 벤과 줄스의 관계가 김기호와 이선우로 옮겨오면서 어떤 장면이 남고 어떤 장면이 새로 들어갔는지, 배우들의 다른 선택이 캐릭터를 어떻게 바꿨는지가 볼거리다.
원작을 안 본 관객이라면 비교의 부담 없이 하나의 세대 드라마로 즐길 수 있다. 나이 든 인턴과 젊은 대표가 서로를 이해해 가는 이야기 자체가 이 영화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최민식과 한소희라는 조합이 낯설게 느껴진다면, 그 낯섦이 오히려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가 될 수 있다.
다만 흥행이나 완성도에 대한 평가는 개봉 뒤에야 확인된다. 언론시사회에서는 원작을 본 사람도 공감했다는 반응이 나왔지만, 이는 시사 단계의 인상일 뿐 관객의 판단은 아직 열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