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놀란의 오디세이(국내 8월 5일 개봉)는 2004년 영화 트로이가 그린 전쟁이 끝난 직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두 작품은 공식 연작은 아니지만 오디세우스라는 같은 인물을 통해 트로이 전쟁과 그의 귀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트로이는 현재 국내 구독형 OTT에는 없고 웨이브에서 대여나 구매로 볼 수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오디세이'를 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궁금해지는 지점이 있다. 오디세우스는 왜 20년이나 집을 비웠고, 그 전쟁은 대체 어떤 싸움이었나. 그 앞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 2004년 영화 '트로이'다.
먼저 정리해 둘 것이 있다. 두 영화는 공식 연작이 아니다. '트로이'는 볼프강 페터젠 감독이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옮긴 2004년작이고, '오디세이'는 놀란이 '오디세이아'를 바탕으로 만든 2026년작이다. 감독도 배우도 제작사도 다르다. 둘을 잇는 것은 프랜차이즈가 아니라 같은 신화, 그리고 그 중심에 선 오디세우스라는 인물이다.

Reyyan
시간 순서로 보면 '트로이'가 먼저다. 트로이 왕자 파리스가 스파르타 왕비 헬레네를 데려가면서 전쟁이 터지고, 그리스 연합군과 트로이가 맞붙는다. 아킬레우스(브래드 피트)의 활약과 죽음이 이 영화의 큰 축이다. 신화 속 트로이 전쟁은 10년을 끌었지만, 영화는 이를 압축해 몇몇 결정적 국면 위주로 보여준다.
여기서 오디세우스가 등장한다. 이타카의 왕이자 지장으로, 배우 숀 빈이 맡았다. 조연이면서 내레이션을 담당하고, 무엇보다 전쟁을 끝낸 목마 계략을 낸 인물이 바로 그다. '오디세이'에서 맷 데이먼이 연기하는 오디세우스가, '트로이'에서는 숀 빈의 얼굴로 먼저 나오는 셈이다.
'오디세이'는 그 전쟁이 끝난 직후를 다룬다. 페넬로페(앤 해서웨이)와 아들 텔레마코스(톰 홀랜드)가 이타카에서 그를 기다린다. 두 영화를 나란히 놓으면 트로이는 '전쟁 편', 오디세이는 '귀향 편'이 된다.
이야기의 다리는 목마다. 오디세우스의 계략으로 그리스군은 거대한 목마를 남기고 물러난 척했고, 그 안에 숨은 병사들이 트로이 성을 무너뜨린다. '트로이'는 여기서 막을 내린다.
'오디세이'는 그 승리의 순간부터 출발한다. 신화에서 오디세우스는 10년의 전쟁과 10년의 방랑을 합쳐 20년간 고향을 떠나 있었다. 신들의 분노를 사 귀향길은 폭풍과 괴물, 거스를 수 없는 시련으로 가득 찬다. 놀란은 이 여정을 시간 순서가 아닌 비선형 구조로 풀고, 상업영화로는 처음으로 전 장면을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찍었다.
즉 '트로이'를 먼저 보면 '오디세이'의 출발점이 또렷해진다. 그가 왜 그토록 오래 집을 비웠고, 무엇을 남기고 떠났는지가 앞 영화에 담겨 있다.
아쉽게도 '트로이'는 국내 구독형 OTT에서 바로 볼 수 없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티빙, 쿠팡플레이, 왓챠 어디에도 정액 구독으로는 올라와 있지 않다.
현재로선 웨이브가 사실상 유일한 경로다. HD 기준 대여가 약 1320원, 구매(소장)가 약 4950원이다. 한 번만 볼 생각이면 대여로 충분하고, 두고두고 다시 볼 작품이라면 구매가 낫다. 다만 OTT 편성은 수시로 바뀌므로, 보기 전 각 플랫폼에서 다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극장 재개봉이나 감독판 여부를 챙기고 싶다면 그 점도 함께 살펴보면 된다. 두 편을 이어 볼 계획이라면 전쟁 편인 트로이를 먼저 두는 순서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