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용주가 8월 29일 심장마비로 향년 44세에 세상을 떠났다. '도마 안중근'으로 데뷔해 '푸른거탑'의 어리숙한 신병 역으로 얼굴을 알린 조연 배우였다. 동료들의 추모가 배역이 아닌 사람 이용주를 향했다는 점에서 그가 어떤 배우였는지 확인할 수 있다.

배우 이용주가 8월 29일 오전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44세. 스포츠서울 보도에 따르면 빈소는 분당제생병원 장례식장 5호실에 차려졌고 발인은 8월 31일 오전 6시 30분이다.
이용주라는 이름 세 글자는 낯설 수 있다. 하지만 tvN '푸른거탑'에서 어리숙하게 눈을 굴리던 신병을 떠올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는 주연으로 이름을 새긴 배우가 아니라, 한 장면에서 웃음을 터뜨리게 만드는 얼굴로 기억되는 조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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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거탑'은 병영 생활의 부조리를 코미디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용주가 맡은 신병은 그 안에서 가장 약한 위치에 있는 인물이었다. 선임의 눈치를 보며 실수를 연발하고, 혼나면서도 어딘가 순수함을 잃지 않았다.
이 배역이 통했던 건 과장된 연기 때문이 아니었다. 군대를 다녀온 남성 시청자라면 누구나 겪었을 법한 '가장 서툴던 시절'을 그가 대신 보여줬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얼차려와 어색한 관등성명 사이에서, 그의 표정은 상황을 설명하지 않고도 웃음의 맥락을 만들었다. 조연이 주연만큼 각인되는 드문 경우였다.
이용주의 출발점은 코미디가 아니었다. 그는 2004년 영화 '도마 안중근'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이후 걸어온 길은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 연도·작품 | 채널 | 성격 |
|---|---|---|
| 도마 안중근(2004) | 영화 | 데뷔작, 시대극 |
| 안녕, 프란체스카 | MBC | 시트콤 |
| 막돼먹은 영애씨 | tvN | 생활 코미디 |
| 두 여자의 방 | SBS | 드라마 |
| 푸른거탑 | tvN | 병영 코미디 |
시대극으로 시작해 시트콤과 생활 코미디를 거쳤다는 점이 눈에 띈다. '막돼먹은 영애씨'처럼 현실감을 무기로 삼은 작품에 여러 차례 얼굴을 비친 것도 그의 자리를 설명한다. 큰 배역은 아니어도, 극의 공기를 채우는 인물을 오래 맡아 온 배우였다.
부고가 알려진 뒤 '푸른거탑'을 함께한 이들이 잇따라 추모를 남겼다. 눈에 띄는 건 이들이 기억하는 대상이 화면 속 신병이 아니라 사람 이용주라는 점이다.
개그맨 김재우는 "촬영장에 가면 저 멀리서 싱글벙글 웃으며 걸어오는 녀석의 모습이 아직 생생하다"며 "진심으로 동료를 걱정하는 좋은 사람이자 누구보다 열정적인 배우였다"고 적었다. 개그맨 정진욱은 "이제 형이랑 만날 수 없다는 게 믿기질 않는다"고 했고, 배우 백봉기는 "있을 때 더 잘 챙겨줄 걸, 후회만 남는다"고 전했다.
오랜 동료인 배우 정시연은 생전 사진과 함께 "갑자기 세상과 작별했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고 썼다. 촬영장에서 웃던 모습, 여러 동료와 환하게 어울리던 장면이 사진 속에 남아 있었다.
배우의 필모그래피는 대개 주연작으로 요약된다. 이용주는 그런 방식으로 기억되기 어려운 배우다. 대신 특정 장면, 특정 표정으로 남는다.
동료들의 말을 종합하면 화면 밖의 그는 촬영장에서 먼저 웃으며 다가오던 사람이었다. 신병 배역이 오래 사랑받은 이유가 연기력만은 아니었을지 모른다는 짐작이 여기서 나온다. 그가 인물에 실었던 온기가, 짧은 등장에도 시청자에게 닿았던 셈이다.